에 의해서 sosuh | 10월 26, 2025 | 미술선생의 책상
처음 만나는 드로잉의 세계 성인 수업이든 학생 수업이든, 그림의 시작은 언제나 선을 긋는 일에서 시작한다.선이 모여 면이 되고 면을 만드는 선의 방향과 힘에 따라 톤이 된다. 흥미로운 건, 성인들도 아이들도 힘줘서 진하게 긋는 건 잘하지만 힘 빼는 걸 어려워한다는 것이다. 또 어떤 이들은 그림이 마음처럼 완성되지 않으면 금세 “저는 재능이 없나봐요”라며 속상해한다. 그럴 때 나는 말없이 작은 도구 하나를 꺼낸다. 기본 재료를 살짝 ‘업그레이드’해주는 도구, 바로 찰필이다. 이...
에 의해서 sosuh | 10월 4, 2025 | 조용한 하루
내 안에 수 많은 나 한 사람안에는 얼마나 많은 모습이 있는 걸까. 나는 나를 얼마나 알고 있는 걸까. 나는 종종 이런 것들이 궁금하다. 그래서 내 안의 감정들이나 생각나지 않는 유년시절 떠오르는 몇 개의 이미지나 무언가를 즉흥적으로 결정해버리는 듯한 우연성들에 대해 꼬리를 물며 생각하곤 한다. 그러다보면 내가 왜 이런 선택을 했는지에 대해 뒤늦게 고개가 끄덕여지기도 하고, 여전히 모르겠는 채로 새로운 나를 발견하기도 한다. 그 중에서도 나를 부르는...
에 의해서 sosuh | 10월 11, 2025 | 조용한 하루
가드를 올리고 산을 오른다. 처음에는 단박에 오를 것 같았지. 생각처럼 쉽지 않네. 좁은 길을 지나 골짜기를 넘어 커다란 바위를 만났어. 글은 산을 오른다는데 그림은 치고박는 링 위에서의 권투 시합이다. 우리의 주인공은 바위같은 어퍼컷에 고개가 들린다. 강력한 펀치다.가드는 내려가 있고 아래에서 위로 올려치는 어퍼는 정확한 타격점인 턱을 향해 인정사정 없이 날렸다. 바위를 지나니 웅덩이 웅덩이를 넘으니 가파른 언덕 내가 날리는 펀치는 상대방은 다 보인다는 듯 요리조리 살살...
에 의해서 sosuh | 10월 22, 2025 | 조용한 하루
새벽 3시 9분 이리저리 뒤척이다가 결국 이불을 박차고 일어나 물을 마신다. 두 번째로 물컵을 채워 마시며 고민한다.다시 이불 속으로 들어가면 잠이 들까? 투두둑, 빗소리.어제 저녁부터 내리기 시작한 비가 새벽까지 내리쏟고 있다. 제법 많이 내린다. 식탁 의자에 앉아 있으니 큰 녀석이 발치로 와 앉는다. 따뜻하다.빗소리 좋네. 잠시 빗소리를 듣고 있다가 깨닫는다.아, 잠자긴 글렀네. 어쩔 수 없다.읽던 책을 마저 읽을까 하다가 책장에서 다른 책을 꺼내 앉는다. 작은 녀석이 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