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자의 강, pencil on paper, 2020
2020년의 마지막 작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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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머이브리지는 몸과 장소를 재현으로 변환하려고 했다. 그 시도는 어떤 면에서는 풍경이나 지리, 아름다움, 실체, 그리고 감각적인 삶에 대한 충족되지 않는 갈망을 채워주었다. 하지만 황금 못에 망치질을 했던 스탠퍼드는 시간과 공간을 무자비하게, 그 과정에서 잃어버릴 것들에 대한 고려 없이 철저하게 소멸시키려 했다. …… 하지만 그 세계는 시간과 공간이 소멸한 세계, 뭔가 분명하지 않은 방식으로 해체되고 탈장소화되고 비물질화된 세계, 중심이라는 개념 자체가 혼란스러워진 세계이기도 하다. …… 무엇을 얻었고 무엇을 잃어버렸는지 계산하는 방법은 무한히 많겠지만, 한가지는 분명하다. 세상이 완전히 달라져버렸다.” _<그림자의 강> 리베카 솔닛 / 창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