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 의해서 sosuh | 12월 27, 2025 | 조용한 하루
비비언 고닉의 『아무도 지켜보지 않지만 모두가 공연을 한다』를 읽으며. 뉴욕이라는 거리를 오가며 고닉은 대문자 E의 할머니처럼 지나는 이들을 관찰하고, 물어보고, 궁금해한다.그리고 혼자 된 밤에 그들을 소환해 글로 풀어낸다.그녀의 에세이는 경쾌하지만 날카롭다. 들추지 않거나 모른척 하고 싶은 마음을 들킨 것 같다. 느슨하게 연결된 구슬들 사이에서 고닉이 말하는 도시의 우정은 단단한 매듭이 아니라 느슨하게 이어진 구슬에 가깝다.서로 친구는 아니지만, 모두가 나의 목 아래...
에 의해서 sosuh | 12월 24, 2025 | drawing
안온한 고독 종이 위에 연필 드로잉 눈이 모든 것을 덮은 뒤숲은 가장 단정한 얼굴이 된다. 발자국 없는 시간 위로서두르지 않는 마음이 천천히 쌓이고,말 없는 나무들 사이에서나를 감싸는 온기처럼 머문다. 고요는그렇게 남아오래 머문다. 연필, 선긋기부터 밀도를 쌓는 시간...
에 의해서 sosuh | 12월 22, 2025 | 조용한 하루
강도가 올라간 체력 운동 점심때의 킥복싱 멤버들은 초심자가 없어서인지 관장님의 체력 훈련 강도가 점점 높아지고 있었다. 그래도 할 수 있는 만큼 열심히 했다. 그날의 체력 운동은 배틀 로프와 월볼. 길고 두껍고 무거운 로프를 양손에 잡고 파도 모양을 만들며 흔들고, 스쿼트 동작으로 앉았다 일어서며 8kg의 공을 벽으로 던졌다가 다시 받는 고강도 전신 운동이었다. 묵직한 공을 받다 순간적으로 손가락을 삐끗했는데, 운동하다 생기는 멍처럼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그런데 저녁이 되자...
에 의해서 sosuh | 12월 11, 2025 | 조용한 하루
『편안함의 습격』을 읽고 읽다가 육성으로 웃음이 빵 터졌다!아니, 마이클 씨, 오지의 북극 순록 사냥 원정기를 이렇게 풀어내기 있습니까?!!나는 이 위트가 너무 맘에 들어 새벽 내내 책을 붙잡고 읽었다. 위트뿐만이 아니다. 이 책을 끝까지 붙들고 읽게 만든 것은 내 무의식 속 ‘편안함’이라는 이름의 감각에 책장을 넘길 때마다 뒤통수를 한 대씩 맞고 있었기 때문이다. 편안함이 만든 둔감함에서 깨어나는 법 우리는 편안함을 좋아한다. 따뜻한 방, 익숙한 루틴, 손쉽게 해결되는...
에 의해서 sosuh | 12월 7, 2025 | 미술선생의 책상
산책, 2년이 되다 그림산책 미술학원이 2년이 되었다. 처음 미술학원을 열었을 때, 첫 학생 한 명을 위한 수업이 그렇게 떨릴 줄은 몰랐다.전공생 수업도, 외부 강의도 여러 번 했었지만 ‘학원 수업’은 또 전혀 다른 긴장감이었다.첫날엔 화장실도 제대로 다녀오지 못할 만큼 어찌나 긴장되던지…한 명이 두 명이 되고, 두 명이 세 명으로 늘어날 때마다 커리큘럼을 새로 확인하고, 하루하루 수업을 준비하고, 수업 흐름을 시뮬레이션하며 꿈속에서도 수업을 하는 날들이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