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글을 쓰려고 들어왔다가 내 홈페이지에 얼마 전 방문객이 급증했다고 나왔다.
응? 왜?? 어머, 이게 어쩐 일이야.
하고 클릭해 보니 검색으로 찾아 들어온 게 아니고 ‘Direct’라고.
그런데 들어온 방문객들의 로케이션 위치가…… 외쿡! 싱가포르다.
응??? 왜?????
그러고서 뚝 떨어지는 그래프를 보니, 그곳의 키워드에 내 글이 있었나 보다.
일 두 수푼, 고양이 관련 세 수푼, 일상과 책에 관한 수다 왕창. 그림은 후추 뿌리듯 간헐적인 사이트라 들어와서 보시는 분의 취향에 맞을 리 없지만, 그냥 소서라는 사람의 아카이브니 내 맘대로 적겠다.
어쩌라고 정신이지!
2.
벌써 개학이다.
이번 여름은 몇 번을 앓고 나니 지나가고 있다. 방학은 땡볕에 아이스크림 녹듯 순식간에 사라졌다. 몸은 나날이 내 마음 같지 않고. 작년과는 다른 몸의 변화가 느껴진다. 시력은 가장 크게 느껴지는 것이고, 이젠 내 목소리가 원래 이렇게 코맹맹이였구나 싶게 늘 맹맹한 콧소리가 난다. 알아차리는 건 언제나 느리다.
느껴지는 늙어감에, 작년 겨울에는 나의 건강한 시간이 얼마나 남았을까 생각해 보곤 했다. 그러다가 ‘그렇다면 하고 싶은 거 몇 가지는 더 해보자고.’ 그렇게 질러버린 일들이 있다.
이럴 때 보면 참 겁도 없다.
3.
손톱은 늘 바짝 자른다.
늘 연필이나 붓, 그것도 아니면 마우스를 쥐고 있는, 열일하는 손을 아끼는 내 방식이다. 손가락 끝에서 하얗게 올라오는 손톱이 보일 때면 ‘어이쿠. 얼마나 정신이 없으면 손톱도 못 잘랐네.’ 하는 자각의 기준이 되었다. 손톱을 자를 때면 보름달이 되었다가 손톱달이 되었다가 하는 달의 시간이 떠올라, 자연의 시간에 내 몸의 시간을 생각해 본다.
자꾸만 잘라내도 계속 자라는 마음이 나에게도 있을 거다.
그러니까 이렇게 놓지 못하고 하고 있는 거겠지.
4.
글을 썼다 지웠다 한다.
그러는 사이 또 며칠이 지나간다. 홈페이지에 쓰려고 메모한 조각들이 실이 빠진 구슬들처럼 손에서 미끄러져 통통통 바닥에서 몇 번 튕겨지더니 사라져 버렸다. 앓는 동안 잠을 이해할 수 없게 잤다. 그렇게 잤는데도 침대에 누우면 계속 잠이 왔다. 생각해 보니 몸의 컨디션이 뚝 떨어질 때 가장 커다랗게 보이는 증상이었다. 그걸 또 이렇게 늦게 자각하다니.
이렇게 둔할 수가.
5.


‘옛다, 구름이다’라며 보내준 남해 바다의 구름 사진. 올해의 바다는 이걸로 보았다.
이런 당신이 나는 늘 감동이지.
당연할 리가 없다. 이 모든 것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