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온한 고독

안온한 고독

안온한 고독 종이 위에 연필 드로잉 눈이 모든 것을 덮은 뒤숲은 가장 단정한 얼굴이 된다. 발자국 없는 시간 위로서두르지 않는 마음이 천천히 쌓이고,말 없는 나무들 사이에서나를 감싸는 온기처럼 머문다. 고요는그렇게 남아오래 머문다. 연필, 선긋기부터 밀도를 쌓는 시간...
킥복싱 금지령, 잠시 다른 세계로 잠수하다_6

킥복싱 금지령, 잠시 다른 세계로 잠수하다_6

강도가 올라간 체력 운동 점심때의 킥복싱 멤버들은 초심자가 없어서인지 관장님의 체력 훈련 강도가 점점 높아지고 있었다. 그래도 할 수 있는 만큼 열심히 했다. 그날의 체력 운동은 배틀 로프와 월볼. 길고 두껍고 무거운 로프를 양손에 잡고 파도 모양을 만들며 흔들고, 스쿼트 동작으로 앉았다 일어서며 8kg의 공을 벽으로 던졌다가 다시 받는 고강도 전신 운동이었다. 묵직한 공을 받다 순간적으로 손가락을 삐끗했는데, 운동하다 생기는 멍처럼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그런데 저녁이 되자...
편안함의 습격

편안함의 습격

『편안함의 습격』을 읽고 읽다가 육성으로 웃음이 빵 터졌다!아니, 마이클 씨, 오지의 북극 순록 사냥 원정기를 이렇게 풀어내기 있습니까?!!나는 이 위트가 너무 맘에 들어 새벽 내내 책을 붙잡고 읽었다. 위트뿐만이 아니다. 이 책을 끝까지 붙들고 읽게 만든 것은 내 무의식 속 ‘편안함’이라는 이름의 감각에 책장을 넘길 때마다 뒤통수를 한 대씩 맞고 있었기 때문이다. 편안함이 만든 둔감함에서 깨어나는 법 우리는 편안함을 좋아한다. 따뜻한 방, 익숙한 루틴, 손쉽게 해결되는...
9년만에 다시, 순천만

9년만에 다시, 순천만

9년 만의 재회, 나를 찾아가는 길 멀다. 멀기도 참 멀다. 지도앱를 켜고 도착지를 입력하니 4시간 반이 찍힌다. 왜 나는 하필 이 먼 곳으로 다시 향하는 것일까? 삶의 어느 순간, 멈춰 서서 지난 시간을 되돌아보는 분기점이 있다. 운전을 꽤 늦게 시작했던 내가 면허를 딴 지 1년 만에 4시간이 넘는 장거리 운전을 처음 시도하며 ‘인생 첫 나 홀로 여행’을 떠났던 곳이 바로 순천만이었다. 그게 9년 전. 인간의 몸의 세포가 7~8년 주기로 재생된다는 글을...
찰필, 손끝의 온도를 닮은 도구

찰필, 손끝의 온도를 닮은 도구

처음 만나는 드로잉의 세계 성인 수업이든 학생 수업이든, 그림의 시작은 언제나 선을 긋는 일에서 시작한다.선이 모여 면이 되고 면을 만드는 선의 방향과 힘에 따라 톤이 된다. 흥미로운 건, 성인들도 아이들도 힘줘서 진하게 긋는 건 잘하지만 힘 빼는 걸 어려워한다는 것이다. 또 어떤 이들은 그림이 마음처럼 완성되지 않으면 금세 “저는 재능이 없나봐요”라며 속상해한다. 그럴 때 나는 말없이 작은 도구 하나를 꺼낸다. 기본 재료를 살짝 ‘업그레이드’해주는 도구, 바로 찰필이다. 이...